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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개

내 깡패같은 애인, 내가 가장 힘들 때 항상 내 곁에 있어주었던 단 한 사람

by 서른 하나 2022. 6. 14.

 

  • 제목 : 내 깡패같은 애인
  • 개봉 : 2010.05.20
  • 감독 : 김광식
  • 출연 : 박중훈, 정유미

 

1. 취업준비생과 깡패의 만남

세진은 취업을 위해 지방에서 서울에 있는 반지하 방으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우연히 마주친 옆 방 세입자 동철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지만 그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옆 방 세입자 동철은 남의 입사지원서까지 함부로 꺼내 볼 정도로 개념이 없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대뜸 반말부터 하는 매너없는 사람입니다. 세진은 동철을 향한 첫 인상부터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동네 분식집에서 다시 마주치게 되는데 처음 볼 때부터 왠지 깡패 같아 보였지만 진짜 깡패라는 말에 세진은 불안한 마음이 커졌습니다.

어느 날, 세진은 정장을 차려입고 면접에 갈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하필 비가 오고, 세진이 문 앞에 두었던 우산이 보이지 않습니다. 제 시간에 도착하기 위해 할 수 없이 비를 쫄딱 맞으며 걸어가는데 옆집 남자 동철이 자신의 우산을 쓰고 걸어오는 것을 발견합니다. 세진은 화가 나지만 결국 비에 젖은 머리와 옷차림 그대로 면접에 참가하게 됩니다.

경력과 스펙이 부족한 세진은 역시나 면접을 잘 못 보고 우울한 마음으로 집으로 들어오는데, 억울함을 토로하는 세진의 말에 동철의 마음도 좋지 않습니다.

그 후 세진이가 다시 면접을 보러 가는 날, 또 비가 옵니다. 지난번 우산 사건 때문인지 이번에는 동철이 쏟아지는 장대비 속을 뚫고 우산을 사다줍니다.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면접장이지만 이번에도 역시 면접관들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춤과 노래를 무리하게 시키는 임원들 앞에서 세진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지만 밀려오는 수치심에 면접장에서 나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연히 동철을 만나고 두 사람은 자주 가는 분식집에서 얼굴을 맞대로 라면을 먹습니다.

이 두 사람은 돈이 없다는 공통점 말고도, 라면에 계란을 넣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직도 동철과의 관계가 불편한 세진이는 동철에게 자신을 "옆 방 여자"가 아닌 "옆 방 세입자"라고 불러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세진이 면접에서 매번 탈락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동철은 빨리 취직하는 방법까지 알려주는데, 그것은 바로 무작정 회사에 찾아가 입사하고 싶다고 매달리는 것이었습니다.

세진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경력직만 뽑는다는 회사에 찾아가 문을 두드리고, 그런 세진을 좋게 봤는지 취업의 문이 이제야 열리는 듯 기회가 옵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찾아온 기회는 안타깝게도 악마의 유혹이었습니다.

취업을 미끼로 성추행을 하려는 나쁜 남자로부터 간신히 빠져나온 세진에게 동철은 선 넘는 참견과 오지랖으로 기어이 불편한 마음에 불을 지핍니다. 동철은 이렇게 말해도 그 다음 날 회사에 찾아가 성추행하려던 남자를 폭행하게 됩니다.

세진은 내심 고맙기도 하고 이래저래 만감이 교차합니다. 세진은 동철에게 고마움의 표현으로 맥주라도 한 잔 대접하게 되는데, 동철은 세진을 앞에 두고 텔레비전만 보고 있습니다. 세진은 갑자기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터지면서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립니다. 늘 센 척 하던 세진이가 터뜨린 갑작스런 눈물에 동철은 어쩔 줄 몰라하며 당황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눈빛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동안 쌓아온 미운 정 고운 정이 생각나며 외로운 두 사람은 하루밤을 보내게 됩니다. 

 

2년 후, 세진은 취직 후 2년 만에 최연소 대리까지 진급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보며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립니다. 세진은 그때 곁에 있었던 동철을 잊지 않고 기억하려 합니다. 세진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고 암울했던 그 때, 끝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끝까지 세진 곁에서 꿈을 응원해주던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탓하고 질책하고 싶을 때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비 오는 날에는 제 몸을 적셔가며 우산을 사다주던 그 사람.

더 이상 취직을 포기하려 할 때 정신을 차리게 해준 그 사람.

돈이 없어 밥 한 끼 대접 못 해도 함께 먹는 라면 한 그릇에 정을 나누던 사람.

그리고 누구보다 절실하게 세진이 취직되길 바라던 그 사람.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도 자존심이 센 오동철이 남 앞에서 무릎까지 꿇어가며 한세진의 취직을 돕고 싶었던 건 자신은 엄두도 못 냈던 꿈을 세진에게 투영시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철이의 그런 간절한 노력이 있었기에 세진은 인생 일대의 간절한 기회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취업준비생 한세진이 오동철이 이루고 싶던 과거의 꿈이었다면 취직 후 2년 만에 최연소 대리까지 진급한 한세진은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에겐 이루고 싶은 미래의 꿈이 되었습니다.

 

2. 내가 가장 힘들 때 항상 내 곁에 있어주었던 단 한 사람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남녀가 옆 방 세입자로 만나 사사건건 부딪히다 점차 가까워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낸 영화입니다. 동네 삼류 건달과 열혈 취업 준비생의 생활 밀착형 로맨스를 그린 이 영화는 서로 교집합이 없는 두 남녀가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는 영화입니다. 

가장 힘든 순간, 누군가 나를 전적으로 응원하고 믿어준다면 그 힘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을 헤쳐나갈 힘이 생깁니다.

자신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도 생각하다가도 그 사람의 응원이 있기에 다시금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기쁠 때 같이 있어주는 것보다 힘들 때 같이 있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고, 기억에도 가장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나도 그런 사람인지, 그런 사람이었는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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